• 시인의 시선 이토록 요란한 고요 새벽 길은 음소거된 마음이명료한 고백을 외치는 걸음으로 분주하다희미한 불빛의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전화번호를 누르지 않고 수화기를 들면잔류된 언어들이 제자리를 찾아온다이 시간 만큼은 표류된 고백을소홀히 외면하고 싶지 않으므로입술은 굳건히 닫고 귀를 연다나만 들을 수 있고 흘러나가지 않으니고백은 오늘도 일기가 되겠구나요란하게 고요함이 축적되면멈춰서 있던 만큼의 시간을 더 살게 된다신호음이 심장의 맥박소리와주파수를 맞출 때 즈음 수화기를 닫으며그곳에 고여있던 나를 놓고 온다주머니속 반창고를 손등에 붙이며두고온 나에게 안녕, 손짓 해본다이토록 요란한 새벽에 걷고 걷다보면바람의 숨결은 명백하고 달빛은 흐려진다 더보기
  • 시인의 시선 주머니 속 우주 걸어가는데 툭툭 허벅지에 부닥치는 것이 있네꼬깃꼬깃 육중하게 말라붙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손바닥에 한가득 잡히다가도손가락 사이로 쏟아지는 것들손끝으로 어루만지면 우주처럼 퍼지는 것들주먹을 쥐었다 펼치면 팽창하는 공허처럼조금 들어있는 건 꽤 가져보았던 것이고소홀했던 것들이 들추면 깊숙이 멀어지네광활한 우주 속 별들을 하나씩 꺼내본다추운 날 자판기 커피를 사고 남은 몇백 원무리하게 묶다 끊어진 고무줄몽당연필만이 읽어주는 구겨진 편지희도야, 사람은 저마다 우주여행을 한대팽창하는 우주라서 별들은 이별한다는데우리는 다른 행성에 착륙한 거야주머니 속을 휘저으면너와 나의 별들이 이별한다바닥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건달랐던 우리의 끝맺음일 테고 더보기
  • 화운 에세이 적색벽돌집 더보기

시인의 시선

월간 운치

가끔 에세이도 씁니다

언어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