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시선 덜컹 덜컹 덜컹거리는 것이 있다방지턱 없는 평지에서도 걸린다작은 돌멩이에도 넘어질 수 있다두려우면 자주 발밑을 보는 것이다넘어져도 된다면 성큼성큼 걸을 것이다넘어지고 싶다면 춤추며 뛸 수 있다덜컹거리면 잠시 흔들리겠으나휘청인다는 건 꼭 잃는 것은 아니다가진 것이 많으면 쏟아지는 것이다마음에 걸리는 건높은 바위도 비대한 산도 아니다깊은 구덩이도 광활한 바다도 아니다덜컹거리는 건 존재하지 않지만분명히 발끝에 채이는 무언가가 있다눈을 감으면 또렷하게 걸어온다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외면하지 않을 것이다직면하되 돌아보지는 않을 것이다내가 나일 수 있을 때까지공명하리라 더보기
  • 시인의 시선 동전 손가락으로 높이 튕긴 동전은곡예를 부리듯 돌다 손바닥에 앉는다지금 내 손엔 두개의 삶이 대립하고 있다그 삶들은 서로를 볼 수 없다그런데 나는 이따금씩 두개의 삶을 산다손바닥을 펼치니 세로로 선 동전아니 세로로 집어든 동전이 무겁다얼마에 살 수 있을까, 나는구멍가게에 사탕을 집어들고얼마인지 알 수 없는동전을 할머니에게 준다반투명한 사탕은 적나라한 달콤함으로혓바닥에 박힌 씁쓸한 문장들을 유린한다입안에서 동전의 양면을 핥는다 더보기
  • 화운 에세이 부끄러워서 살아보려고요 내가 살면서 크게 자랑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내 삶에 대해 적어도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고 싶다. 떳떳하다고, 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하지 않아도 보여지는, 보여주고 싶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사람이길 원한다.그래서 내가 누구에게 뒤쳐지지 않는 건, 성실함이었다. 시골에서 도시 생활을 꿈꾸는 나는 성실하게 공부했다. 그렇다고 성실함이 덧셈과 곱셈처럼 정직하고 단순하게 내일을 가져오지는 않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원하던 대학을 떨어지고 재수를 했다. 재수를 하기로 결정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재수를 하지 않고 성적에 맞춰 어떤 곳을 간다는 것은 내가 굳게 믿던 성실이 나를 격렬히 부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재수를 위해 처.. 더보기

시인의 시선

월간 운치

가끔 에세이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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