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시선 거울 깨기 이른 밤에 잠을 잤다 아주 오랜 시간 눈을 붙이며 선명하게 깨어 있었다 볼 수 없는 것이 나를 보고 보지 않았던 것이 문을 두드린다 필사적인 독대 편파적인 대화 꿈은 왜곡된 마음 꿈일까요? 당신들은 고개를 젓는다 누구예요? 광활한 바다에 거센 파도 뚜렷한 나만이 비친다 물살에 휩쓸려 거울에 잠긴다 물장구를 치며 눈을 뜬다 달빛이 물보라처럼 밀려온다 물기를 털고 새벽길을 나선다 꿈인지 나인지 묻지 않는다 새벽은 분주하고 아침은 더딜 것이다 거울에 누구를 조각할 것인지 그것만이 새벽종을 울릴 것이다 더보기
  • 시인의 시선 영원과 염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네가 영원하고 싶다고 했지 그건 불변일까 지속일까 무한일까 너를 보면 그 모든 게 같지 않다는 것을 본다 변해가는 것들 사이에서 한결같은 영혼을 보는 것 지속되지 않은 것의 불씨를 잘 보듬으면 살아나는 다정 같은 것 잊힌 기억의 편린을 엮다 보면 우리 사이의 우주가 끝없이 팽창하는 것 영원을 쫒는 염원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거야 우리는 그런 사랑을 하자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보자 더보기
  • 시인의 시선 네 이름들 앞에서 투명하게 울었다 살포시 내려앉은 낙엽의 우는 소리 이름 없는 발자국에 밟혀 새벽종처럼 울며 바람보다 먼저 내게 불어온다 네가 여름밤 지저귀던 휘파람 같다가도 나지막이 걸어오는 네 안온한 숨소리였다가도 어느새 휘몰아치는 파도처럼 나를 일으키니 우는 것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고 부는 것은 가슴이 벅찬 일이지 오는 것은 가슴으로 안아주고 싶은 그 무엇 아직 힘껏 운 적도 불어본 적도 없으니 당신은 불러보고 싶은 모든 이름이 된다 매 순간이 되는 너를 나는 무어라 부를까 고민하다 끝내 이름 없는 발자국으로 온다 네가 오지 않을 곳에 낙엽이 무성하니 이토록 많은 걸음에 너를 듣는다 네가 오지 않은 곳에 백야에 뜬 별처럼 반짝이며 네 이름들 앞에서 투명하게 울었다 이 적막한 포효 어떤 소란스러운 고요 이 모든 게 동시에 들리는.. 더보기

시인의 시선

월간 운치

가끔 에세이도 씁니다

언어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