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시선 기포와 이글루 욕조에 담긴 수면 위로 몇개의 기포가 올라왔다투명한 이글루가 지어졌다가 터진다충분한 수면이 만드는 기포는무너지지 않는 이글루가 될 수 있을까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가라앉는다눈을 감는다눈이 떠진다나는 불투명해지고 너는 명확해진다기포가 보글보글 끓어오른다나는 침몰하고 너는 구조된다몇개의 이글루가 태어나고 녹는다나는 밤을 새고 너는 밤을 건넌다신을 믿는 네게 몇 번은 묻고 싶었어나에게도 살면서 한 번 즘은신이 머물다간 순간이 있었는지이글루에서 함께 꿈을 꿀 수 있는지 더보기
  • 시인의 시선 주머니 속 우주 걸어가는데 툭툭 허벅지에 부닥치는 것이 있네꼬깃꼬깃 육중하게 말라붙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손바닥에 한가득 잡히다가도손가락 사이로 쏟아지는 것들손끝으로 어루만지면 우주처럼 퍼지는 것들주먹을 쥐었다 펼치면 팽창하는 공허처럼조금 들어있는 건 꽤 가져보았던 것이고소홀했던 것들이 들추면 깊숙이 멀어지네광활한 우주 속 별들을 하나씩 꺼내본다추운 날 자판기 커피를 사고 남은 몇백 원무리하게 묶다 끊어진 고무줄몽당연필만이 읽어주는 구겨진 편지희도야, 사람은 저마다 우주여행을 한대팽창하는 우주라서 별들은 이별한다는데우리는 다른 행성에 착륙한 거야주머니 속을 휘저으면너와 나의 별들이 이별한다바닥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건달랐던 우리의 끝맺음일 테고 더보기
  • 화운 에세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내가 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세 번째 회사를 다니면서 알 수 있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사람에게, 마음에게 너무나도 여리고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어쩌면 더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태생적인 것이니까. 누가 나에게 알려주지 않는, 가르쳐주지 않은 살면서 가지고 있던 원초적 본능 같은 거니까. 바꾸기 힘든 것을 바꾸려고 하는 건 어린아이건 어른이건 똑같이 힘든 일이다. 다만 그 태생적인 것을 온전히 부정하거나, 받아들이거나, 바꾸어 보려고 하거나, 그 태도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사람을 향해 이분법적으로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처럼.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다고 믿는다. 문제집을 풀면 정답을 맞춰야 하고,.. 더보기

시인의 시선

월간 운치

가끔 에세이도 씁니다

언어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