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다가도 금새 슬픔이 찾아옵니다 마치 끝없이 뒤집어야 하는 모래시계처럼 저의 시간은 고운 모래입니다 한 줌 잡은 시간을 잠시라도 놓으면 폭포처럼 추락하는 낭만들입니다 모래성처럼 쌓이는 고민들은 파도에도 무너지지 않고 견고합니다 시계가 고장난 듯 슬픔이 넘치고 있고요 홀로 앓아야 하는 마음이라면 바닷속으로 가라앉아야 하겠지요 구원의 빛도 닿지 않는, 그런, 곳으로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설레일 수 있다니요 가져보지 못한 것들이 이다지도 세상에 가득하니 당신이 제 세상에 들어왔으니 함께 채워가고 싶은 게 많습니다 비었던 마음이 당신으로 채워진다니 얼마나 풍요롭겠습니까 당신에게도 제가 들어갈 세상이, 우주가, 있다면 좋을텐데
치이이익 갇힌 별들의 하늘을 연다 타닥타닥 한 모금에 별이 떠오른다 슈우웅 퍼엉 눈을 감으면 탄생하는 별들 그래, 나에게도 우주 같은 마음이 있어 뜨거운 별들을 끌어안아야지 청량한 생명들을 품어야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검은 마음에 별이 가득하니
바람에 휘날리지 못하는 한숨이라면 추락하기 전에 주워담아 잘 보듬어주고 싶지 숨도 잘 반죽하면 구름이 된다 했거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마음에서 빚어진 모든 숨은 숭고할 테니 너의 구름은 하얀 눈송이가 되겠지 두둥실 떠야 구름이고 쉬이이 불어야 바람이라지만 그대로의 너는 너로구나 한숨을 쉬어도 괜찮단다 먹구름이 될 수 없는 너는 푸르른 하늘을 가벼이 날 테니
제 어깨에 파랑새가 앉았습니다 노랫소리에 손끝에서 잎이 돋아납니다 금새 온몸을 뒤덮는 나뭇잎 저는 마음을 들킬까봐 풀숲으로 숨습니다 꽃이 핀다면 그건 당신 덕분일 것입니다 저는 걸어다니는 목각인형이니까요 뿌리 내릴 곳을 찾고 있습니다 따스하고 양지바른 마음에요 어떤 나무로 태어났는지 모릅니다 어떤 나무가 되고 싶은지는 알겠습니다 또각 거리는 소리를 좋아하는 당신이 좋아하는 목각인형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걸어가자 빼곡한 건물 사이 부는 바람은 드세지만 숲길은 어디든 안식을 줄거야 우리, 숨을 쉬어보자 묵은 먼지구름은 자주 따가운 번개를 치지만 숲향은 맑은 하늘의 숨일거야 우리, 숲이 되어보자 곧지 않아도 잎을 틔우잖아 맞잡은 손 아래 숲길이 생긴다면 모든 걸음을 품어보자
그리움은 마음을 들춰보이고 부정은 눈물샘을 잠구고 새어나오는 간절함은 밝은 날에도 안개가 됩니다 어두운 밤보다 짙은 지금 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안개속을 걸어가면 당산이 안개가 걷히면 당신이 선명해질 수 있겠죠
잘가요, 잘떠나가요바람이 불었으니가야할 때인거죠어디로 가든 얼마나 가든포근한 땅에 안겨노란빛 꿈을 피우세요우리가 부는 바람에당신은 더 높이 날아갈거예요민들레씨처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