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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이 소매 끝자락을 스칠 때
너는 문득 연을 날려보자고 했지
얼마 만의 연날리기인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까마득하네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결에도
너는 저 멀리 힘차게 날아가는구나
어릴 땐 왜 그리도 어려웠던 걸까
커버린 우리의 손에 쥐어진 연 하나가
살랑거리는 꼬리를 잡고 따라오라 하네

물레에 감긴 실이 끝이 없었으면 좋겠어
우리도 연처럼 가벼워서 날았으면 해
걱정과 불안, 아픔은 벗어던지고 말이야
실 끄트머리로부터 조심스레 소중히 간직한
꿈을 실어 연으로 날려 보내보자

꿈을 향한 우리의 바람이 멈추지 않는 한
너와 나의 연은 끝없는 실로 이어져
바라는 세계로 날아갈 거야
그렇게 믿고 연을 날려보내자
마지막 실을 놓아주며 말없이 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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