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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작은 모닥불을 피우는 당신
불씨 한줌 춥지 말라며 재로 덮어주네
언젠가 왜 매일 불을 피우는지 물었지

그대 삶이 차갑다 느낄 때마다
죽은 시인의 낡은 시집들을 모아
영원하지 못한 불을 피워 자신을 본다하네

뜨겁게 타오르던 때는 언제였는가
따스하게 빛나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흩날리는 연기속에 슬픔을 섞었는가
푸석거리는 재엔 미련이 남았는가

꺼진 불을 뒤로한 채 떠나는 당신
비록 불은 꺼졌지만 아직 재는 뜨겁네
무엇이 그토록 그대를 타오르게 했는지
나는 말없이 낡은 시집을 놓고 가네

그대여, 내일 피우는 불을 더 오래 봐주오
내 시는 차갑게 식었지만 마음은 따뜻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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