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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선" : 글 "689"개

가로등과 무지개

가로등과 무지개

새벽 골목의 가로등에서무지개가 떴다는 말을 믿지 않는 너에게그래 이건 나의 바다에 핀 무지개야일렁이는 건 피어나는 거야이보다 더 둥근 무지개를 본적 있니그럼 이 거리의 모든 빛이무지개냐며 물었지그래도 괜찮지않을까우린 무지개를 자주 보고 싶을 테니까그래서 너는 이 밤을 이토록오래오래 걸었냐고 묻지 않았어좀 더 이 밤을 걷자가장 찬란한 무지개를 건널 때까지앞이 깜깜해도 걸어가길 바라일곱빛깔이 되지 못해도넘어지지 않도록 밝혀줄게내가 걸음을 멈출 때너는 무지개를 그리고 있었는데문득 나는 궁금해졌던 거야나도 너의 무지개가 될 수 있는지

시인의 시선 2025. 3. 25. 17:49

잎의 기지개

잎의 기지개

잎의 기지개가 올곧다듬성듬성 틔운다해도 힘찬 기개청록색은 시작을 알리는 포성잎 사이로 부는 바람은 파도의 안녕그로 인해 하늘은 바다처럼 흐른다깊이 흐른다는 게 자유롭다일렁이는 나뭇가지는여린 새싹의 꿈을 놓지 않는다햇살이 아낌없이 쏟아지길 바라며희망이 된 뿌리의 기원을 그린다봄은 그렇게 일어나는 시간, 다시

시인의 시선 2025. 3. 25. 17:42

부디

부디

세탁기에 들어가 오래오래 돌았어수평선의 끝자락을 만지고 왔어이정표가 없는 종점까지 걷고 왔어돌아오면서 하나둘 비우고 비웠어가벼움은 무거움의 반대가 아니야더 이상 울지않고 빈 곳을 마주한 순간그곳에 내가 들어갈 수 있게 된 것 같아그리움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보고 있어너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너의 온기로 나를 채워줘서 고마워너로 인해 나를 채워갈 수 있어 고마워너는 내가 나일 수 있게 해준 사람이야네 덕분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어여전히 그곳에서 별이 빛나고 있네이제 내 별을 띄울 때가 온거야자주 찾지 않아도 돼 가끔 보러와달빛 부럽지 않을 따스한 별이 될거야누군가의 낙원이 될 우주가 될거야

시인의 시선 2025. 3. 23. 20:42

빛의 양면성

빛의 양면성

나는 종교가 없다. 없다는 것이 불안이 될 때가 있고 반대로 위안이 될 때가 있다. 종교가 있다는 것을 나는 좋게 본다. 부러울 때도 있다. 무언가에 대한 믿음은 그 결과가 어찌되었든 믿을 수 있는 용기와 힘은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는 살면서 가끔 자신을 믿을 수 없는 순간들이 다가온다.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자신감, 결국 잘 될 것이라는 믿음,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 나는 잘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 빛은 모든 삶을 비출 수는 없는 법이니까. 가끔은 시원한 그림자와 밤이 구원이 될 때도 있으니까. 그 검정과 푸름 마저도 또 다른 빛이라고 믿고 살아간다. 반대로 누군가를, 나를 믿는다는 것이 빛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다.내 선택으로 인해 감당해야 하는 것들과 그로 인한 후..

시인의 시선 2025. 3. 23. 18:07

종이비

종이비

구겼던 쓰다만 편지들을 다시 펴종이비행기로 접어 모두 날려보낸다그때의 마음이 지닌 모양따라 접었다제각각의 비행으로 한 곳을 향해휙 휘익 휘이익 툭바람은 너에게로 불어도날개는 형이상학적인 모양이라서한숨보다도 멀리 날지 못한다빼곡히 적힌 말이 무거웠을지도 모른다다시 모두 주워 폈다가 접어 날린다어떤 비행기는 수십번 접어서, 걸어간다내 비행기는 낙하산이 없어서마음까지 끌어안고 일제히 내게로 떨어진다툭 투둑 투두둑 툭비가 내린다 너는 낙하하고 나는 추락한다우산없이 온전히 이 비를 맞을 것이다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시인의 시선 2025. 3. 23. 16:46

폭죽꽃

폭죽꽃

찰나에도 당신과 있고 싶어서기어코 터뜨리는 사람벚꽃보다 빠르게 시들지라도열렬히 타오르며 개화하는 폭죽사라질 줄 알아야 피어날 수 있다가시가 없지만 꽃잎을 만질 수 없어서피우고 어두워질 때까지 짪은 기도로영원을 향해 빛나는 꽃이다꽃은 사람에게 주곤 하는데폭죽은 사람에게 쏠 수 없다고 하니사랑은 겨누고 쏘는 게 아니라 그저 함께 하는 것꽃이 탄 향기는 엊저녁에 울던당신의 어스름한 어깨를 닮았다폭죽을 터뜨려 황혼을 지우고네 가슴에 꽃을 피우고 싶다

시인의 시선 2025. 3. 21. 21:30

수족관에서

수족관에서

수족관에 가는 꿈을 꿨어요세상은 두꺼운 유리로 분리되어 있습니다목소리는 연약해서 투과되지 못하는데이 벽은 너무나도 투명해서 선명해말 없이 오랫동안 당신을 관람했습니다아무렇지 않은 척 나를 보며 웃습니다심장은 아린데 숨을 쉬는 것을 보니나는 바다에 당신은 하늘에 있나봐요나는 날지 못하는 날치심연을 등에 새긴 고등어공놀이를 못하는 돌고래틈새로 바람이 새는 무해한 복어드러난 심장이 불투명한 해파리물렁한 등껍질을 짊어진 거북이저 날카로운 상어를 봐요나를 보며 묵음으로 발음하는 당신의 입모양그래요 나는 상어가 되겠습니다시집에서 고래는 당신이 사는 하늘을 날더랍니다수족관에서 오래오래 당신을 탐독했습니다

시인의 시선 2025. 3. 21. 07:43

나는 갔지

나는 갔지

나는 갔지위태로운 밧줄로 엮은 다리를 건너잊혀질 수 없는 꽃이 핀 절벽으로나는 갔지파도의 온기로 굳건했던말라버린 왕국의 모래성으로나는 갔지바람만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문 닫힌 놀이공원으로나는 갔지다정이 나를 부정하는여정이 될 것을 알면서도나는 갔지나는 가야만 했지나는 가고야 말았지

시인의 시선 2025. 3. 20.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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