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높은 곳에 있고나는 그 아래 낮은 곳에 있다높은 곳에서 머나먼 수평선을 보는 당신낮은 곳에서 발끝을 쫒아 오르는 나당신은 날아오를 듯이 두팔을 벌리고나는 더 낮게 추락할 준비를 한다추락도 두팔을 벌리면 비상이라고 부를까고개를 드는 당신은 바닥을 알까있는 힘껏 떨어져 본다날개가 돋아나 바람을 떠밀 때까지있는 힘껏 팔을 벌려 본다당신이 아래를 내려다 볼때까지당신이 추락하면 나는 비상할 것이다당신이 내 손을 잡으면 더 멀리 날아갈 것이다당신이 눈을 감으면 우린 더 높이 오를 것이다우린 날개를 하나씩 가졌으므로
묵은 얼룩이 가득한 하루를벗어 세탁기에 넣고 빨래를 한다어떤 날은 직접 온몸으로 들어간다빙빙 돌아가는 세상이 고요하다파도는 향긋하게 몸을 부순다흠뻑 젖은 하루를 옷걸이에 건다어깨를 나란히 걸어 늘어뜨리면눈밑이 가장 늦게 말라간다뜨거운 다리미로 주름진 마음을 펴낸다곧바로 입으면 가슴은 따스할 것이다내일도 얼룩이 여기저기 묻을 것이다마음 깊숙이 얼룩지지 않도록 살아야 한다어떤 마음은 지워지지 않으니까옷걸이에 걸린 마음이 선명하게 아플때망가질 각오로 얼룩을 문질러야 할때나는 어디에 걸려야 깨끗해질 수 있는지
빛이 난다아, 빛이다그래, 빛이구나저게빛이구나빛은 뜨겁게 아파도눈부시구나가슴에 뚫린구멍이 시리다
눈앞에 거대한 바위가 길을 막아도 이내 부서질 것을 믿어 나아가게 해주세요 지치고 힘들어도 도망가고 싶어도 참고 나아간다면 영원이 있음을 알게 해주세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더라도 짊어질 수 있기에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주세요 푸른 멍이 마음 깊숙이 들어 번지더라도 바다를 품은 것이라 여길 수 있게 해주세요 꿈을 잃어 끝없이 방황할지라도 늘 꿈은 거기 있으니 잠시 잊은 것뿐이라 해주세요 당장 쓰러질 듯 힘겨울지라도 내 안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음을 알게 해주세요 모든 아픔이 내게만 주어진 것 같아도 모두 행복하기 위한 걸음이라 믿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