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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으로 품어보는 일은
오래된 반창고를 들춰보는 것이었지
남들에게 숨겨왔던 내 여린 모습을
너에게 만큼은 보여주고 싶었지

몇번이고 아물지 않은 생채기를 덮은
반창고를 자주 떼고 붙여보았지
너의 사랑은 약사도 처방하지 못한
연고같이 신기하게도 아프지 않았지

가끔 욱씬거리는 통증마저 좋았지
아픈 만큼 널 그리워 한다는 반증
낡은 반창고엔 설레는 사랑만이
새살처럼 돋아나는 듯 했지

너를 처음으로 사랑하는 일은
떼고 싶지않은 반창고를 붙이는 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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