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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아온 것의 결과가
남겨진 것 없이 낡고 닳은 나라는
사실은 언제나 거칠고 야만적이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그래서도 안되는
걷고 있는 이 길의 나는 무엇을 향해 걷는지
지친 어깨 위의 책임을 내려보고 싶다
물집투성이 발길을 멈춰 돌아가고 싶다
아니, 도망치고 싶다. 이름 모를 도피처로
내팽개치기엔 너무나 많은 걸 주워
나 자신까지 버려야만 가벼워질 수 있는 지금
도피하면 웃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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