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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엄마, 오랜만에 연락해서 미안해
밥은 먹고 다니고 있어
별일 없지? 난 그냥 바쁘게 지내
이번 명절엔 집 못 내려갈 것 같아
무슨 일 있긴. 그냥 일이 좀 많아서
어 아빠, 요즘은 비 많이 안 오지?
죄송해요. 내려가고 싶은데 못 가네
건강은 늘 잘 챙기려고 하니까 걱정 마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으시죠?
날도 더운데 쉬엄쉬엄 일하세요
나중에 시간 내서 내려갈게요
거짓말을 지극히도 싫어하는 내가 미워
전화도 못 하다 용기 내어 거짓말을 한다
어딘가 괜찮지 않은데, 즐겁지 않은데
그래야 하는, 그렇지 않은 내 모습
당신에겐 절대로 보여줄 수 없을 것 같아
거짓말을 해보는 난 전화기를 내려놓고
말할 수 없는 이 이야기를 가슴에 묻고
찬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 나를 지우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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