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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은 바닷바람에 말리고
과일은 쨍한 햇살에 말려
수분기 없는 형상은
비틀어지고 왜소해진 마음의 윤곽
그건 거짓없는 무언의 고백
더 이상 울지 않을 수 있겠니
누군가 비를 내리지 않는다면
명태의 빛을 잃은 눈가에 파도가 친다
눈을 부릅뜨고 나를 해안가로 인도한다
곶감이 굴러 떨어지며 물렁해진다
단맛보다 짠맛에 더 매료된다
더는 울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던 거야
이제는 눈물 뒤에 숨지 않겠다는 거야
너는 언제 미라가 될거야
이것봐 불어터진 네 심장에 기생하는 염증
아직 더 울 것이 남아있는 건 아니지
명태가 드러누웠던 해안가에서
곶감 하나 가슴팍에 품어 바람을 쫒는다
사람은 몸의 칠십이 물이라던데
심장을 적신 눈물은 얼마나 될까
온종일 곶감의 단향을 나누며
명태와 마음의 내실에 대해 얘기한다
우린 더 건조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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