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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진 적은 없었다
이윽고 일제히 쏟아지는 빗방울들을
모아서 비라고 부른다 하나가 된 것처럼

함께 소나기가 되고 구슬비가 되는 것이다
가랑비에도 흠뻑 젖는 건 함께 내리기 때문이다
장마는 함께 슬퍼할 수 있는 날이다

사람은 두개의 하늘에서 빗방울을 떨어뜨린다
비는 다양한데 눈물은 외로운 이름이다
우는 사람을 위한 우산을 파는 곳이 없다

일년에 비가 오는 날은 백일정도라 하는데
사람은 삼백일이 호우주의보가 내릴 수 있다
일기예보는 두눈의 구름을 보지 않는다

비일비재한 삶은 장마의 또다른 이름 같고
설상가상은 함께 내리곤 하는 우박 같아서
마음은 늘 우산을 써야한다고 말했지

함께 감동하고 슬퍼할 수 있다면
눈물을 눈이라고 할까 물이라고 할까

눈이라기엔 펑펑 내리니 사시사철 겨울이 되고
물이라기엔 생명의 근원 같아서
필연적으로 울어야 할 것만 같다네

당신과 나는 빗방울로 태어났지만
비가 될 수 있다면 흐린 날이 기쁠 것이다
우산도 장화도 우비도 필요없이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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