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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문장이 흩날리는 거리를 걷습니다
어떤 말은 초석이 되어 걸음마가 되고요
스치듯 지나가고 싶은 글도 있습니다
밟으면 낙엽처럼 있는 힘껏 바스러지는 말들

폐업한 가게의 문처럼 읽히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보고요
먼지 쌓인 말은 털어내도 가볍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썩지 않는 건 끝내 살아가기 때문이지요

문고리가 헐거운 집에 앓는 사람이 있습니다
먼지 가득한 눈으로 목에 걸린 그의 말을 해부합니다
어떤 말들은 너무 깊이 퍼져서 알 수 없습니다
나는 무엇도 드러내지도 못해 끝없이 추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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