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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방울에 세수를 하고
여린 어깨를 털며 싹을 틔운 우리
잎새에 앉은 바람도 봄이었다

우리는 자랐다
바위를 부수는 기세로
걸음마와 같은 뿌리를 내리며

나뭇가지에 앉은 새가
꽃씨를 가져다주곤 했는데
몇번의 여름과 겨울은
그루터기에 눈사람을 앉힌다

이제는 나이테를 더듬으며
촘촘했던 우리를 추억하지만
파랑새가 돌아올 것을 믿기로 한다

우리는 자라고 있다
그루터기에 잠시 앉아 숨을 고른 뒤
발등의 흙을 털며 일어날 것이다
새로운 뿌리로 걸어가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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