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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로 칠한 세상이다
부드럽게 시간을 채우면
거칠게 흩어지는 풍경

옅게 칠한 눈길에 짙은 여백
드문드문 빈틈을 파고드는 당신
속절없이 자리를 내어준다

당신이 나의 가장 어리숙한
시간들을 헤집으면 무딘색으로
덧칠하는 일이 기도가 된다

지워보는 시간들이 쌓인다
무지개보다 다채로운 틈이 흐른다
당신은 이토록 내게 무분별한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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