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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생이 불안했던 이유는
시곗바늘을 칼처럼 휘둘러
원석의 자아를 깎아
조각상이 되는 듯 했기 때문이다
멋대로 휘두르던 시간이
하나 둘 나를 겨누고 도려낼 때 즈음
거친 단면에서 혈색이 돌았다
나는, 여전히, 그대로 살아있는 조각상
세월이 마음마저 깎아내지 않기를 빌었다
조각된다는 건 사라지지 않는 것이기를
조금씩 나를 드러내는 의식이기를
불안하다는 건 순수에 다가가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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