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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한 끝에 어항을 샀다
처음 키워보는 물고기이기에
비싸지 않는 것으로 몇마리를 사고
비좁은 어항에 들여 놓았다

한마리 한마리 이름을 붙여주었다
좁은 세상, 이름 하나로 살아가는 건
작지 않은 꿈을 꾸게 할 테니까

본래 어항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 이기심에 생명을 좁은 바다에
파도가 없는 바다에 가두는 것이니까

어쩌면 이 생각조차 이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이 넓은 세상속에서 단칸방을
집으로 삼아 살고 있으니까
나도 어항속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 잘 살아보자.
네게 지금은 바다를 보여주지 못해 미안해
훗날, 함께 바다를 보러 가자
잔잔한 방에 살지만 파도가 일렁이는
태평양을 유영하는 꿈을 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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