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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만이 가득한 누이의 돌잔치에서
축복할 수 없는 세월의 정면을 바라보았다
누이는 이제 엄마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듯하네
나는 감았다 뜬 눈 한 번에 벌써 삼촌이 되어버렸네
엄마는 이제 앉을 때 허리가 불편하다고 하네
아빠의 태산 같던 등은 점점 작아져 가네
숙연히 짙어져 가는 부모님의 주름 옆에
해맑게 웃으며 재롱을 부리는 풍선 같은 아이가 있다
나에겐 아직 엄마와 아빠인데
그들은 어느새 할머니와 할아버지라고 불리네
언젠가 덤덤히 마주해야 하는 황혼을
어쩌면 나는 필사적으로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고서야 기쁨만이 퍼져 나가는 잔치 뒤편에서
홀로 새어 나가면 안 되는 울음은 설명이 되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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