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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곗바늘은 종착지 없는 여정을 떠나고
나의 감정선을 따라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마음이 침몰하여 심연에서 침묵할수록
점점 소리 없이 느린 걸음을 걷는 시곗바늘
나의 시곗바늘은 종잡을 수 없는 걸음에
여행의 목적마저 상실한 채 걸어간다
이윽고 나는 시계를 부수고 굴레를 벗어나
끝을 찾기 위해 시곗바늘을 꺼내어 본다
보름달보다도 둥근 시간을 걸었던 네가
나의 세월을 두발로 걸어갈 수 있을까
길이가 다른 두 다리가 절뚝거리며 나아가고
시간이란 개념은 존재가치마저 부서졌다
종착지에 무엇이 있는지 지평선 너머로도
보지 못한 채 휘청이다 쓰러지는 나의 시간
마음이 익사한 세계에 나는 홀로 정체되어
도태된 시곗바늘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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