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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몇 번은 노을이 아련합니다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시간은
기필코 어둠을 끌고 오고
그때마다 눈부신 별들을 쫒습니다
무수한 별빛과 보름달빛도
모든 밤을 다 밝힐 수 없는 노릇이라
보이지 않는 곳을 찾는 나는
도망치듯 살아왔습니다
부끄러운 날들이 손끝에
노을처럼 저물어오고
어쩌지 못하는 나는 씻을 수 없는
억겁의 마음에 잠깁니다
봉숭아 물들이는 것처럼
부끄러움은 오래오래 손끝에 남아
잊고 사는 건 많은 노력이 필요해집니다
언젠가 붉은 노을이 감미로워진다면
봉숭아꽃을 보러갈 수 있겠죠
그곳에서 나를 물들이고 머금으면
진정 부끄러움을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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