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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어 가듯 하나둘 떠날 채비를 하는
주홍빛 시간이 내려오면
아무렇지 않게 올라오는 그리움이 있다

그 시간에 당신의 이름 석자는 신호등이 된다
적색등과 녹색등이 동시에 켜지고
주황색등이 쉼없이 깜박인다

건너고 싶다가도 갈 수 없는 길
머뭇거리는 나에게 경고하는
내게만 있던 저녁

이윽고 걸어 나가면 저녁은 깜박이고
날아가던 철새도 멈춰서 나를 응시한다
길이 아닌 곳에 있던 신호등인가

푸른 밤이 넘실거리며
눈꺼풀 위로 쏟아진다
눈을 뜰 수 없어도
자꾸만 보이는 저녁 노을

당신의 부재가 쌓이는
안온한 시간일수록 격랑이 찾아온다
당신은 언제 밤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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