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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높게 술잔을 들어도 달빛을 담을 수 없던 날
친구에게 너에 대한 고백을 말했다
왜 이제껏 고백도, 무엇도 하지 않았느냐 다그친다
부딪히는 술잔의 경종에 소설 위를 걷는다

어디쯤 왔는지 어디부터 시작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다음 이야기는 수평선에 있는 것 같아서
문장의 마침표는 심연과 별바다 어디쯤 묻혀 있다

사랑하면 누구든 시인이 된다는데
소설을 쓰자니 내가 거짓이 되어버리는 것 같고
수필이 되보자고 하니 페이지들이 쓸쓸해서
그 무엇이라 말해야 책을 덮을 수 있는지

친구에게 낭독할 수 없는 마음들이 있어
건조된 안주를 건네며 오래 씹어먹으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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