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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얼룩이 가득한 하루를
벗어 세탁기에 넣고 빨래를 한다

어떤 날은 직접 온몸으로 들어간다

빙빙 돌아가는 세상이 고요하다
파도는 향긋하게 몸을 부순다

흠뻑 젖은 하루를 옷걸이에 건다
어깨를 나란히 걸어 늘어뜨리면
눈밑이 가장 늦게 말라간다

뜨거운 다리미로 주름진 마음을 펴낸다
곧바로 입으면 가슴은 따스할 것이다

내일도 얼룩이 여기저기 묻을 것이다
마음 깊숙이 얼룩지지 않도록 살아야 한다
어떤 마음은 지워지지 않으니까

옷걸이에 걸린 마음이 선명하게 아플때
망가질 각오로 얼룩을 문질러야 할때
나는 어디에 걸려야 깨끗해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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