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내게 부는 바람은 누구의 것인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데

바람의 끄트머리는 날카롭고
머물다 간 곳은 함박눈이 내리고
작별한 바람이 추울까 봐
씌워준 외투는 장대비에 젖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웅덩이로 고이네

그림자가 옷깃을 부여잡고
차디찬 웅덩이로 끌어내리고
침전된 옷깃에 더 이상
따스한 바람이 불지 않고

이 바람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길 바랐는데

728x90

'시인의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일  (0) 2023.08.28
마지막 폭죽  (0) 2023.08.24
이 여름은  (0) 2023.08.22
등산  (0) 2023.08.20
축제  (0) 2023.08.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