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깊이를 알 수 없이 빨려들어갈 것처럼 어두운 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의 검정색을 보고싶다
그사람의 우울을, 슬픔을, 고독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를 위로한다는 나의 말은 무엇을 보았을까
인형뽑기처럼 쓸쓸히 놓인 그를, 나를, 우리를
검정색으로부터 들어올려줄 이는 누구인가
사랑한다면 위로의 말보다 같이 그사람의
검정색을 바라보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위로도 사랑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
겉도는 마음을 벗어던지고 벌거벗은 마음으로
그사람의 심연에 들어가 옆에 앉아보고 싶다
그의 검정색에 흰색 점 하나 찍을 수 없어도
함께 조금씩 우리의 색을 칠해보고 싶다

728x90
반응형

'시인의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말  (1) 2023.02.22
그런 날  (0) 2023.02.22
울보  (0) 2023.02.19
허기  (0) 2023.02.18
시의 춤  (0) 2023.02.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