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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은 소나기처럼 바삐 지나가고
마지막 벚꽃잎 떨어지는 걸 못보고
절반쯤 눈에 담아두어 간직하면
어린 여름이 초록빛 치마를 드리워 훔친다
사월은 시작이 더디고 끝이 날렵한 시간
오월은 벌써 매미가 울려고 한다
아직 선명한 분홍빛을 띄는 벚꽃잎을
손에 쥐고 내안의 장마를 피하고 있다
야속하게 열매가 미성숙한 여름바다를 흉내낸다
오월은 불완전하게 이어나가는 시간
벚꽃을 놓지 못하고 눈을 비비며
이른 낮에 일어나는 이에게
청록빛 바람 향기가 스친 옷깃은
문을 열고 나가려는 이의 안녕이다
사월과 오월 사이에 멈춰 서 있다
뜨거운 햇살에 찬비가 섞여 내릴 때
벚꽃잎이 가지말라며 바닥에 드러누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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