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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고 싶은 건 모두 일어선 모양
불은 자신의 모습이 없어서
태우다보면 그것을 닮아가고
마지막은 낮고 낮은 자세로 누워
불씨를 끌어안은 모양
태우고 남은 건 모두 이뤄낸 모양
손이 닿으면 아스라히 흩날려
미련없이 떠나가는 모양
희뿌연 연기만이 마중을 나와
누운 영혼의 윤곽을 그려준다
나를 태우면 무슨 모양이 되나요
불을 피운다는 말이
꽃을 피운다는 것이 될 수 있나요
연기가 나의 길을 알려줄까요
타고 남은 나는 자유롭게 날 수 있나요
다만 완연한 불씨는 잃지않으면서요
비바람에도 지지않는 모양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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