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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깊숙이 닿지 못하는 길을
걷고 있을때 걸음에 맞춰
가로등이 하나둘 불을 밝혔습니다
아직 햇빛이 눕지 않은 시간
송곳처럼 가로등 빛이 눈부셨습니다
마치 말없이 홀로 대낮에
그림자를 머리 끝까지 덮고 있던 당신처럼
눈밑에 파도가 밀려오기만 하면
송곳 같던 빛이 해파리가 되어
작은 해변을 기웃거리며 번집니다
저 불빛들을 안아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은 아침을 이길 수 없나 봅니다
아침만이 강제로 가로등을 거두겠지요
유독 새벽 중 가로등보다 저녁 불빛이
더 강렬히 빛나서 밝아올 때까지 기대어 있습니다
걷지 않아도 되는 저 먼발치의 가로등 빛도
그대가 간직한 말인 것 같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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