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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만 스친다는 사람이
몸 한가운데를 뚫고 지나간다
옷깃이 너무 컸나보다
소매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옷이다
내민 손의 형태는 명확한 염원이지만
언제나 당신에겐 불분명한 모양
소매 끝자락만 만지작거리다가도
잡아달라는 말에 당신은 주머니속을 헤맨다
손등과 손등이 맞닿아 잡히지 않는다
소매를 걷고 당신에게 손을 뻗는다
스치듯 건넨 악수로 여섯번째 손가락이 되는 당신
그 손으로 옷깃을 세우며 소매를 묶는다
스치면 살랑거려야지
어쩌자고 나는 펄럭이며 외쳤는지
맞지않는 옷을 입고 당신에게 간다
사람은 무엇을 입어야 사랑이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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