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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늘어진 어깨 너머로 분주한 사람들
그 속에 정체되어 맥주잔만 만지는 내게
너는 잔을 뺏어 시원한 맥주를 따라주었지
그게 뭐라고 눈살까지 찌푸리며 따르는거야
거품까지 환상적으로 따라낸 네가 말없이
잔을 건네며 건배를 했더랬지
한 잔을 원샷 한 뒤의 넌 나지막히 말했어
한 때는 거품 없는 삶을 바랐던 적이 있었지
마시면 깔끔한 보리차처럼
지금은 이렇게 적당한 거품에 힘을 쓰곤 해
곧 사라질 거품같은 낭만일지라도
꿈에 취해 즐거울 수 있으니
거품이, 꿈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 매순간
열심히 잔을 비우듯 살아보면 어떻겠냐는 너의 말
허황되지 않는 꿈을 꾸고 나아가려면
맥주 한 잔 따르듯이 늘 주의를 기울이라고 했지
또다시 맥주 한 잔에 온집중을 다하는 너
그날, 유난히 맥주가 톡 쏘는 밤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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