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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빨리 찾아오면 괜스레 안도감이 드는 것이다
조금 더 숨을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
가로등 뒤, 불 꺼진 가게 밑, 행인의 그림자 속
가장 밝은 곳으로 가야
완벽히 숨을 수 있다
큰 등잔 밑으로 가면
쉽게 불러보았던 이름들이 숨어 있다
그중에선 꺼내본 적 없는 내가 있어
촛불로 불을 밝히면
더 낮은 곳으로
더 깊숙한 곳으로
나를 마주하기 위해 고민한다
덩달아 검정이 되어 심연으로 갈까
부끄러운 나를 등에 업고 이 절벽을 오를까
밤은 언제 물러가나요
(곧 또다시 찾아올 것입니다)
아침은 밤보다 강한가요
(밤을 견딘 우리는 자격이 있습니다)
등잔 밑이 점점 밝아오고 있다
저 밑에서 불씨를 안고 올라오는 내가 있다
이것은 잿속에 숨어도 꺼질 줄 모르는
희망, 구원, 용서, 시작 그 무언가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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