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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히 신호등이 초록눈빛을 켠다
너는 건너편에서부터 나를 지나칠 것이다
수많은 인파속에 묻혀 휩쓸리듯 갈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너를 온전히 볼 수 있다
검정색과 흰색으로 끔벅이는 도로의 혈관
위급하다며 분주한 초록빛 눈동자
교차로 한가운데 어디쯤 마주칠 것이다
성큼성큼 건너는 네 걸음에 나는 멈춰 선다
충돌하지 않으려면 더뎌야 한다
너는 어디로 가려고 하는 것인지
나는 그곳으로 발을 돌리지 않는다
그대로 그렇게 지나쳐 건너가는 것이다
건넜던 길의 적신호는 무척이나 길다
너는 그대로 다음 신호를 기다릴 것이다
나도 다른 신호를 찾아 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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