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선
칼날
화운(신준호)
2025. 2. 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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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는 칼이 쥐어져 있다
어디를 무엇을 자르던 모든 건
안에서부터 흐르는 무엇이 있다
흐르는 무언가가 응고되면
무딘 모서리도 칼날처럼 벨 수 있다
몸안에서 자꾸만 굴러간다
칼을 잡지 않아도 찌를 수 있다
그럼에도 흐르는 무언가가 있다
쏟아내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이다
손잡이가 아닌 칼날을 잡아도
잘리지 않는 어떤 것은
아주 오랜시간 응고된 것이다
잘게 다지고 헤집어도 멀쩡한 것의
단면을 보고 싶어 휘젓는 팔과 다리
그러다 안기고 싶은 무언가를 찾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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