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선
이불과 무릎
화운(신준호)
2025. 2. 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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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온 길엔 많은 절벽과 섬들이 있어
모퉁이와 모서리들이 험난했는데
차가운 몸을 덮은 이불에 펼쳐진
굴곡진 산맥들은 아늑합니다
우뚝 솟은 무릎 너머엔 초원일까요
앞으로 몇번의 굽은 몸들을 넘을 수 있는지
시선은 산맥을 올라가는데
심장은 무릎 끝에 매달려 있습니다
솜이불은 너무나도 많은 양들의 꿈 같아서
잠에 들면 침묵하는 늑대가 걸어옵니다
초원에 엎드린 나의 무릎엔 깊은 이빨 자국
깨어나면 걷어찬 이불에 시린 무릎
무릎 너머에 녹지않은 설원이 있습니다
약간의 온기로 정상을 늑대의 부름을 쓰다듬으며
새벽보다 깊은 기도로 다시 일어납니다
이불을 개고 심장을 다독이며 무릎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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