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선
받아쓰기
화운(신준호)
2024. 9. 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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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삐뚤어진 글씨로
너의 말을 받아쓴다
의미없는 말들에도
하나둘 써내려가면
지워지지 않는 의미가 적힌다
그래서 늘 빵점을 맞는다
너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그런 말을 듣고 싶었으니까
공책을 덮으면 새빨간 소낙비에
젖어 흐느끼는 말들이 있다
받아쓰면 지우고 싶은 마음이 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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