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선

어항에도 파도는 있다

화운(신준호) 2024. 8. 1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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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동그란 눈으로 나를 보면
그 안의 바닷속으로 한발 두발 걸어들어간다
입술 끝에 짠맛이 감돌면 그제서야 몸을 말린다

옷자락에 묻은 소금들을 묻힌 채
집에 돌아와 어항속으로 들어가면
당신을 그리워하는 만큼 파도가 친다

발 디딜 해변가가 없는 이 작은 바다에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의 파도가
어항을 부수고 쏟아지면 어떡하지

당신의 눈은 이다지도 깊은데
나의 마음은 이토록 얕아 쉽게 흔들린다

어항이 속절없이 부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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