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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십도로 깍듯이 올려봐야 한다
그래야 지상의 모서리들이 보이지 않는다

결점이 없다는 게 이리도 자유로울 수 있다니
개미 같은 크기의 비행기가 저 멀리서
곧은 비행운을 그리며 길을 내고 있다
솜털 구름 한가닥조차도 막을 수 없는 길

무한하다는 건 자유롭다는 거겠지
자유롭다는 건 용기있다는 거겠지
용기있다는 건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거겠지

무채색의 노을이 비행기를 삼킬 무렵
보름달이 하늘에 구멍을 내어 빛을 심는다
저 빛은 아름다운 결점이다
고독이 자유를 누르며 그리움을 찍어낸다

무결한 하늘로 달아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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