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그저 한없이 걸었다. 걸어야만 했다
걸음은 어디로 가든 나아가는 것일 테니까
네게로 가던 길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되뇌이며 걸어도 알 수 없어 계속 걸었다

너의 축 쳐진 어깨는 가장 넘기 힘든 언덕이다
너를 위해 내 아픔을 뒤로 한채 오르는 산이 된다
오늘 밤도 네 아픔을 몰래 끄적이는데
달이 두개가 떠오른 것 같아 잠 못이루는 밤

너의 가장 여린 구석을 제일 사랑한 내가
더 이상 너의 위로가 되지 못할 때
목적지 없는 순례길을 걸어야 했지(걸어가고 있지)

흐릿한 골목길 고독한 빈 바구니 속에
겨우내 놓아보는 것이니 오래오래 그곳에 있기를
바라고 바라다보면 하나인 것이 아픈 내가 있네

728x90
반응형

'시인의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결점  (0) 2025.03.13
다한증  (0) 2025.03.11
가방  (0) 2025.03.10
비상  (0) 2025.03.10
기민한 파도  (0) 2025.03.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