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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두 번 불을 끕니다

아침 해가 창가로 난입하기 전 한 번
문을 나서기 전 뒤돌아 바라본 방
마르지 않은 걸레를 남겨두고 떠납니다

까마귀 울음이 휘몰아치는 밤을 향해 한 번
눈을 감으면 아픈 별들이 밝히는 백야

나는 왜 아직 혼미한 불을 끌어안고 있나요

배갯잎을 적시는 강물엔 물고기가 없고
끌어올리는 봄이 피위내는 시든 꽃

매일 하나의 불을 끄지 못하고 있습니다

침수된 새벽이 젖은 아침을 끌어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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